2026년 6월 18일 5층이 11억 3,000만원에 거래됐고, 넉 달 가까이 지난 10월 7일에는 13층이 11억 1,5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층은 높아졌는데 가격은 1,500만원 낮아진 셈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신정마을진흥 전용 84.99㎡(리치고 표기 32평)의 이번 거래 이야기입니다. 핵심은 이 11.15억이 상승 추세의 한 칸인지, 박스권 안의 한 점인지입니다.
■ 414세대가 전부 같은 평형인 단지
사진: 국토교통부 · VWorld 항공영상 (공공데이터(이용허락범위 제한 없음))
신정마을진흥은 풍덕천동 1027, 도로명으로는 풍덕천로 19에 있는 414세대, 6개 동 규모의 단지입니다. 시공사는 진흥기업이고 사용승인은 1999년 12월, 올해로 27년차입니다. 계단식에 지역난방입니다.
눈에 띄는 건 평형 구성입니다. 전용 84.99㎡ 한 가지뿐이라 타입 차이로 가격이 갈릴 일이 없습니다. 층·향·수리 상태만 변수가 되고, 그래서 이 단지의 실거래가는 곧 시세의 거의 전부입니다.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같은 풍덕천동 '신정마을 6단지' 안에는 진흥 말고도 상록(1028), 우성(1025)이 별개 지번으로 붙어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해 시세 검색에서 자주 섞이는데요. 이 글의 숫자는 모두 풍덕천동 1027, 진흥의 거래만 기준으로 합니다.
■ 4월 10.6억에서 6월 11.3억, 그리고 넉 달의 횡보
공개된 전용 84.99㎡ 매매 실거래는 2026년 4월 25일 이후 10건입니다. 이번 거래를 포함해 흐름을 따라가면 이렇습니다.
4월 말 10.6억에서 6월 18일 11.3억까지 약 7,000만원, 6.6% 올랐습니다. 봄에서 초여름 사이 한 단계 레벨업한 셈입니다. 연평균으로 봐도 2025년 약 8.15억에서 2026년 약 10.56억으로 1년 새 2.4억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6월 이후는 다릅니다. 9월 16일 11.0억, 10월 5일 11.2억, 10월 7일 11.15억 — 11.0억~11.3억 사이에서 움직일 뿐 6월의 11.3억을 넘은 거래가 없습니다. 이번 11.15억은 신고가가 아닙니다.
더 흥미로운 건 이틀 간격으로 체결된 두 건입니다. 10월 5일 3층이 11.2억, 10월 7일 13층이 11.15억이었습니다. 10층 높은 쪽이 오히려 500만원 낮은 값에 팔렸으니, 이 구간에서는 층 프리미엄이 사실상 가격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전용 기준 평당가로 환산하면 약 4,337만원입니다(전용 25.71평 기준). 공급면적 기준 평당가와는 분모가 다르니, 다른 단지와 비교할 때는 같은 전용 기준끼리만 맞춰야 합니다.
■ 이웃 단지와 나란히 놓으면 — 가장 낮은 값
같은 신정마을 6단지 안에서 비슷한 연식의 이웃 거래와 비교해 봤습니다. 거래 시점과 층이 서로 다르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 단지 | 전용 | 거래 시점 | 층 | 가격 | 세대수·준공 |
|---|---|---|---|---|---|
| 진흥 | 84.99㎡ | 2026-10-07 | 13 | 11.15억 | 414세대, 1999.12 |
| 상록 | 84.98㎡ | 2026-09-19 | 20 | 11.7억 | 393세대, 2000 |
| 우성 | 84.90㎡ | 2026-08-11 | 미확인 | 12.4억 | 443세대, 2000.05 |
진흥은 상록보다 5,500만원, 우성보다 약 1.25억원 낮습니다. 층(20층 대 13층)과 시점 차이가 일부를 설명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세 단지 중 가장 낮은 값에 거래됐다는 사실 자체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 격차의 이유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향, 동 배치, 수리 상태, 리모델링 여부 같은 변수는 공개 자료에서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격차를 '저평가'라고 단정하기도, '당연한 차이'라고 넘기기도 어려운 대목입니다.
■ 수지구청역 생활권, 그러나 진흥만의 도보 분수는 비어 있다
학군부터 보겠습니다. 진흥은 정평중학교 배정 가능 아파트 목록에 포함되고, 직선거리는 271m입니다. 다만 중학교는 인근 여러 학교 중 추첨 배정이라 실제 배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평초·문정중·풍덕고 라인과 학원가 접근성이 이 마을의 주된 선호 근거로 꼽힙니다. 초등 학구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교통은 이웃 단지 정보를 빌려야 합니다. 7단지 상록은 신분당선 수지구청역까지 도보 5~7분으로 안내되고, 6단지 상록 거주자는 후기에서 역을 걸어 다녔고 이마트·롯데몰이 가깝다고 적었습니다. 판교·강남 접근이 수지 상승 요인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도 이 신분당선 덕입니다.
다만 진흥 단지 자체의 역 도보 시간은 공개 소스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마을이니 역세권이라고는 말할 수 있어도, 몇 분이라고 단정하면 안 됩니다. 진흥 거주자의 직접 후기도 찾지 못해, 현장 반응은 이웃 단지 기준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 현금 6억 6,900만원 — 규제지역 LTV 40%가 만드는 문턱
2025년 10월 수지구가 경기 12개 시·구와 함께 규제지역으로 묶였고, 토지거래허가구역도 함께 적용됐습니다. 규제지역 LTV는 70%에서 40%로 낮아졌습니다.
11.15억의 40%는 약 4.46억원입니다. 15억 이하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보다 낮으니 한도를 정하는 건 상한이 아니라 LTV입니다. 남는 약 6.69억원은 자기 돈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수도권·규제지역 DSR 스트레스 금리 3%가 적용돼 실제 대출 가능액은 소득에 따라 더 줄 수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수지구는 갭투자가 사실상 막혔고, 매물은 2025년 10월 15일 5,639건에서 2026년 1월 18일 2,983건으로 줄었습니다. 이 구조에서 주 매수층은 6억대 후반의 자기자금을 마련한 무주택 실거주자입니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의 세부 구분은 소스마다 표현이 달라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생애최초 등 우대 비율도 공식 자료로 확인하지 못했으니, 대출 조건은 금융기관 상담으로 확인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 이 가격이 부담스러운 이유 — 박스권과 금리
회의적인 시각의 근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6월 이후 신고가가 없습니다.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면 13층 거래가 6월 5층 값을 넘었어야 하는데, 오히려 1,500만원(1.3%) 낮습니다.
둘째, 금리입니다. 한국은행은 2026년 7월과 8월에 각각 0.25%p를 올려 기준금리를 2.50%에서 3.00%로 끌어올렸습니다. 같은 시기가 11억 초중반 횡보와 겹칩니다. 4.46억을 빌린다면 금리 0.5%p 차이는 단순 계산으로 연 약 223만원의 이자 차이입니다. 금통위원 전망에서도 3.25% 이상을 예상한 위원이 21명 중 16명이었고, 10월 결정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셋째, 표본이 작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아래에서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보도가 있었고, 이 단지의 10건 중에도 6월 18일에서 9월 16일 사이 거래는 보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없었는지 공개 사이트에 안 보이는 것인지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몇 건의 거래가로 시세를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받쳐 주는 쪽도 있습니다. 분당·수지에는 최소 3년간 신축 입주 물량이 없을 전망이어서 대체재가 마땅치 않고, 같은 마을 1단지·2단지 등에서 재건축·리모델링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진흥 자체의 정비사업 추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니, 기대를 가격에 얹어 읽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 한 줄로 정리하면 — 박스권 안의 한 점
신정마을진흥 11.15억은 신고가가 아니라 6월 이후 11.0억~11.3억 박스권 안의 한 점입니다. 이웃 상록·우성보다 낮은 값이고, 규제지역 LTV 40% 아래에서 6.69억의 자기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 그 박스를 지탱하는 구조로 보입니다.
층 프리미엄이 보이지 않는 구간에서는 층수보다 동 위치와 수리 상태가 가격을 더 가를 수 있습니다. 같은 단일 평형 단지라 실거래가가 곧 시세지만, 거래가 드물어 한 건의 무게가 큽니다.
앞으로 확인하실 항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6월~9월 사이 이 단지 거래가 정말 없었는지, 그리고 이웃 단지와 격차가 난 이유가 층·동 차이인지 살펴보는 일입니다. 다른 하나는 10월 금통위 결과가 기준금리 3.00%를 지켰는지 올렸는지입니다. 이 두 가지가 정리돼야 박스권이 바닥을 다지는 중인지 천장인지 읽을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