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7일,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한성아파트 전용 59.54㎡가 11억 6,000만원에 매매됐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신고 기준이고, 층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점 KB부동산 시세는 11억 5,000만원, 리치고 시세는 11억 7,000만원이라 이번 금액은 두 플랫폼 사이의 정확히 가운데에 놓입니다.
1995년 3월 준공, 올해로 31년차입니다. 전용면적 기준으로 환산하면 평당 6,441만원인데요. 튀어나온 이상 거래가 아니라 이미 11억대에 올라와 있던 시세를 한 칸 밀어 올린 거래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글이 따질 것은 하나입니다 — 31년차 구축이 이 값을 받는 근거가 어디에 있고, 계약서를 쓰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가.
■ 31년차 774세대, 그런데 이름이 '수지2구역'입니다
사진: 국토교통부 · VWorld 항공영상 (공공데이터(이용허락범위 제한 없음))
한성아파트는 용인시 수지구 문정로 55, 지번으로는 풍덕천동 698-2에 있습니다. 1995년 3월 준공에 총 774세대, 10개동, 최고 15층입니다. 용적률은 209%, 평균 대지지분은 10.7평(약 35.4㎡)입니다.
여기서 먼저 짚어야 할 숫자가 용적률 209%입니다.
재건축 사업성이 괜찮다고 평가되는 기준선이 통상 용적률 200% 미만인데, 이 단지는 출발선부터 그 위에 있습니다. 조건이 좋아서 하는 재건축이 아닌 겁니다. 1990년대 중반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조립식 구조라 접합부 노후에 취약하고, 추진준비위가 5~6세대를 파괴 검사해 상태를 문서화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리모델링이 아니라 재건축으로 방향이 잡힌 기술적 배경이 여기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업은 굴러갔습니다. 2025년 1월 24일 수지2구역 정비구역으로 지정 고시됐고, 2025년 9월 17일에는 용인특례시가 대한토지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했습니다. 조합 방식이 아니라 신탁 방식입니다.
속도가 이 단지의 얼굴입니다. 동의서 징구는 열흘 만에 토지등소유자 74%를 넘겼고, 상가 소유주 전원 동의는 약 한 달 만에 확보했습니다. 재건축에서 가장 자주 사업을 멈춰 세우는 변수가 상가인데요 — 그걸 초반에 치워둔 셈입니다.
확정된 정비계획은 851세대, 최고 32층, 계획 용적률 289.92%입니다. 신축 배정은 59㎡ 577세대, 74㎡ 80세대, 84㎡ 194세대로 계획돼 있어 851세대의 67.8%가 59㎡입니다. 조합원 다수가 소형을 그대로 받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세대수 증가 폭입니다. 774세대에서 851세대, 딱 '77세대'입니다.
층수는 두 배가 되고 용적률은 80.92%p 오르는데 세대는 10%만 늘어납니다. 평형이 커지고 동간 거리가 넓어지는 재건축이라는 뜻이며, 동시에 일반분양으로 사업비를 메울 여지가 거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별도 시나리오가 하나 더 있습니다. 이 단지는 신분당선 수지구청역 반경 500m 이내라 역세권 활성화 대상이고, 기준용적률 290%에서 최대 360%까지 상향받으면 998세대까지 늘어나는 안이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851세대와 998세대의 차이는 147세대인데요. 이 147세대가 일반분양으로 돌아가면 분담금 구조가 통째로 달라집니다.
다만 998세대는 아직 확정 계획이 아닙니다. 이 구분이 뒤에서 다시 나옵니다.
■ 7년 만에 3배, 그리고 10개월 만에 2.8억
| 시점 | 전용 59.54㎡ 매매가 |
|---|---|
| 2019-06 하순 (2층) | 3억 5,900만원 |
| 2019-11 평균 | 3억 9,525만원 |
| 2025-10 (커뮤니티 집계 최고가) | 8억 8,000만원 |
| 2026-08 KB시세 | 11억 5,000만원 |
| 2026-08-17 실거래 | 11억 6,000만원 |
2019년 6월 3억 5,900만원에서 2026년 8월 11억 6,000만원. 7년 2개월 만에 8억 100만원이 붙어 3.23배가 됐습니다. 이 구간에는 2020~2021년 전국 상승장, 2022~2023년 조정, 2024~2026년 수도권 남부 재상승이 전부 들어 있습니다. 한 단지의 가격이 아니라 한 시대의 가격을 보는 쪽이 맞습니다.
더 눈여겨볼 건 최근 10개월입니다.
2025년 10월 커뮤니티가 집계한 이 단지 59㎡ 최고가는 8억 8,000만원이었습니다. 10개월 만에 2억 8,000만원, 31.8%가 올랐습니다. 그때 같은 게시물의 수지구 59㎡ 서열표에서 한성은 광교자이더클래스 11.2억, 수지파크푸르지오 10.5억, 신정1단지주공 9.5억 뒤로 밀린 '7위'였는데요. 지금 11.6억은 그 표에서 1위였던 광교자이더클래스를 넘어선 값입니다.
서열표가 다시 쓰이는 중이라고 봐야 합니다. 기준은 연식도 브랜드도 아니고 재건축 진도입니다.
한 가지 더. 2019년 자료 기준 이 단지의 월평균 거래는 약 2.7건이었습니다. 774세대 단지에서 월 2.7건이면 회전이 느린 편이고, 그런 단지에서는 한 건의 신고가가 시세 전체를 끌어올립니다. 11.6억 한 건이 갖는 무게가 그만큼 큽니다.
전세는 4억~4억 2,500만원 선입니다. 전세가율로 환산하면 36.6%, 매매와 전세의 갭은 7억 3,500만원입니다. 실사용 가치로 설명되는 부분이 3분의 1뿐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재건축 기대값이라는 얘기인데요 — 이 숫자는 뒤의 규제 항목과 붙여서 봐야 의미가 살아납니다.
■ 계약서를 쓰기 전에 확인할 세 가지
계약 전에 확인할 첫 번째는 '총액'입니다. 11.6억은 입장료지 정산액이 아닙니다.
용인시가 2024년 12월 공개한 수지2구역 추정치를 보면, 조합원 분양가는 59㎡ 8억 1,529만 8,000원이고 59㎡ → 59㎡ 추정 분담금은 2억 8,588만 9,000원입니다.
매매가 11.6억에 추정 분담금 2.86억을 더하면 총투입액은 14억 4,600만원입니다. 이 돈으로 2030년 준공 예정인 신축 59㎡를 받는 구조입니다.
이 총액이 얼마나 단단한 숫자인지는 비례율이 말해 줍니다.
수지2구역 추정비례율은 76.73%입니다. 100%를 23.27%p 밑돕니다. 같은 날 함께 공개된 바로 옆 수지3구역(수지삼성2차)이 87.62%였으니, 이웃보다도 10.89%p 낮습니다. 앞서 본 '77세대 증가'가 그대로 숫자에 찍힌 결과입니다.
이 비례율을 역산하면 이번 거래의 성격이 선명해집니다. 조합원 분양가 8억 1,529만원에서 분담금 2억 8,589만원을 빼면 권리가액이 5억 2,941만원, 여기서 비례율 76.73%를 되돌리면 종전자산 추정 평가액은 약 6억 9,000만원입니다.
시가 6.9억으로 평가되던 자산을 11.6억에 산 겁니다. 격차는 약 4억 7,000만원.
물론 종전자산 평가는 관리처분 시점에 다시 산정되므로 이 격차가 그대로 남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 지불된 프리미엄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는 분명합니다 — 건물이 아니라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지역 맥락을 붙이면 조금 다르게도 읽힙니다. 분당 재건축 분담금은 4억~5억원(최대 7억원 사례), 수지 리모델링 13개 단지는 3억~4억원으로 추정되고 수지 첫 확정 사례인 초입마을 리모델링은 3억 5,000만원으로 확정됐습니다. 그 안에서 2.86억은 낮은 편입니다. 문제는 이게 2024년 12월 기준 추정치이고, 공사비는 그 뒤로도 올랐다는 점입니다.
여기까지가 '얼마가 드는가'입니다. 두 번째 확인 항목은 '그 돈을 마련할 수 있는가'인데요 — 이 동네는 2025년 10월부터 규제 지역입니다.
용인시 수지구는 2025년 10월 15일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 동시 지정됐습니다. 3년 7개월 만의 규제 재지정이고, 경기도에서 함께 묶인 곳은 과천·광명·성남 분당·수원 영통 등 12곳입니다.
LTV는 70%에서 40%로, DTI는 40%로 조입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15억원 미만 6억원, 15억~25억원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 구간으로 나뉩니다.
11.6억은 15억 미만 구간이라 한도 상한이 6억원입니다. 그런데 LTV 40%를 먼저 적용하면 4억 6,400만원이라, 상한보다 LTV가 먼저 걸립니다. 자기자금이 최소 6억 9,600만원 필요하다는 계산입니다.
거기다 스트레스 금리가 1.5%에서 3.0%로 올랐습니다. 표에 적힌 한도와 실제 승인액은 또 다릅니다.
그리고 토지거래허가구역입니다. 2025년 10월 20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한시 지정이고, 아파트를 사려면 관할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며 취득일로부터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깁니다. 허가 대상 기준은 주택 면적이 아니라 대지지분이며 주거지역은 6㎡ 초과면 대상인데요. 이 단지 평균 대지지분은 35.4㎡, 기준의 약 5.9배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없는 허가 대상입니다.
그래서 앞에서 계산한 갭 7억 3,500만원짜리 전세 낀 진입은 제도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11.6억은 실거주 의사를 가진 사람이 만든 가격입니다.
다만 여기서 걸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는 2년 실거주를 요구하는데, 이 단지는 2026년 관리처분 이후 이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2년 실거주 의무와 이주 일정을 어떻게 맞출지에 대한 명확한 유권해석 자료는 이번에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계약 전 관할 지자체에 직접 물어야 하는 사안입니다.
세 번째 확인 항목은 조합원 지위 승계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제2항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후' 양수한 사람을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한성은 조합이 아니라 신탁업자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한 방식이고, 지정개발자를 규정한 같은 법 제27조에는 제39조 제2항을 준용한다는 명문 조항이 없습니다.
조문만 놓고 보면 '조합설립인가'라는 기준 시점 자체가 없는 구조입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에도 이 단지 매매가 성사되는 제도적 배경이 여기 있는 것으로 읽힙니다.
다만 개별 거래의 승계 가능 여부는 관할 지자체 유권해석 사안이고, 용인시의 공식 해석은 이번 리서치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세 가지 확인 항목 중 가장 무거운 게 이것입니다 — 여기서 어긋나면 나머지 계산이 전부 무의미해지니까요.
참고로 같은 수지구에서 리모델링 단지는 주택법을 따르기 때문에 사업 단계와 무관하게 지위 양도가 가능합니다. 2026년 수지구 거래가 리모델링 쪽으로 몰린 이유입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남아 있습니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초과이익 8,000만원 초과분에 10~50% 부담금이 부과되고, 20년 이상 장기보유자는 최대 70% 감면됩니다. 2026년 매수자는 감면 대상이 아닙니다. 제도 도입 이후 실제로 부담금을 낸 사업장은 아직 없고 2026년 들어 폐지론이 다시 나왔지만 국회·정부는 결론을 내지 않았습니다.
11.6억에는 '재초환이 결국 없어질 것'이라는 정치적 베팅이 일부 섞여 있다고 봐야 합니다.
■ 역까지 5분, 문정중은 경기 상위 1%
신분당선 수지구청역까지 도보 5분입니다. 정비계획상으로도 수지구청역 반경 500m 이내 역세권 활성화 대상으로 인정돼 있습니다.
체감이 아니라 제도로 확인된 역세권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조건이 없었다면 용적률 360% 상향 시나리오 자체가 성립하지 않으니까요.
풍덕천동은 1994년 수지1지구 개발로 출발한, 수지구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진 주거지입니다. 수지구청·수지보건소 같은 행정 기능이 모여 있고 수지구 마을버스가 전부 지나갑니다. 이 단지의 입지 가치는 '새 동네'가 아니라 '완성된 동네의 한가운데'에서 나옵니다.
학군은 이 가격의 두 번째 다리입니다. 배정·인접 학교는 토월초등학교, 문정중학교, 수지고등학교인데요. 인근 단지 자료 기준으로 문정중학교는 경기 상위 1%로 표기되고, 최근 진학 실적으로 서울대 24명·의대 8명이 언급됩니다. 리치고의 이 단지 점수는 교육 95점, 생활 88점입니다.
교육 95점은 이 단지 지표 중 최고값입니다. 31년차 구축이 11.6억을 받는 이유가 재건축 하나만은 아니라는 뜻이고, 이주와 공사 기간에도 학군 수요는 인근 전월세로 남습니다.
다만 냉정하게 보면 인근 수지삼성2차도 교육 95점으로 같습니다. 학군은 이 동네 전체의 공통 자산이지 한성만의 무기가 아닙니다.
학군이 하방을 받치고, 재건축이 상방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 같은 59㎡인데 8.8억부터 12.2억까지
| 단지 | 준공 | 세대수 | 59㎡대 가격 | 시점 |
|---|---|---|---|---|
| 한성 | 1995.03 | 774 | 11억 6,000만원 | 2026-08-17 실거래 |
| 신정마을주공1단지 | 2000.03 | 1,044 | 12억 2,800만원 | 2026-06-10 실거래 |
| 수지4차삼성 | 1994.12 | 1,137 | 8억 8,000만원 | 2026-05-21 실거래 |
| 수지삼성2차 | 1995.12 | 420 | 9억 5,000만원 | 2026-08-26 시세 |
같은 풍덕천동, 같은 59㎡대인데 3억 4,800만원이 벌어져 있습니다. 이 표에서 읽을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지삼성2차와의 2억 1,000만원 차이입니다. 준공은 1995년 3월과 1995년 12월로 사실상 같고, 비례율은 오히려 수지삼성2차(87.62%)가 한성(76.73%)보다 높습니다. 그런데도 값은 한성이 위인데요. 차이를 만든 건 단지 규모(774세대 대 420세대)와 사업 진도(사업시행자 지정 완료 대 미완료), 그리고 역세권 활성화 대상 여부입니다.
둘째, 준공이 5년 늦은 신정마을주공1단지와의 격차가 6,800만원뿐이라는 점입니다. 5년치 신축 프리미엄이 7,000만원도 안 되는 셈이고, 시장이 한성의 재건축 권리를 그만큼 값으로 쳤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셋째, 세대수가 더 많은 수지4차삼성이 8.8억이라는 점입니다. 한성과 2억 8,000만원 차이인데요. 가격을 가른 것은 규모가 아니라 정비사업 진도입니다.
여기에 바깥 조건이 얹힙니다.
2026~2028년 성남 분당구와 용인 수지구의 신규 입주 예정 물량은 합쳐서 873가구입니다. 2027년 예정인 '더샵 분당티에르원'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경기도 전체 입주 예정 물량 대비 비중은 0.41%인데, 두 구의 인구는 경기도 전체의 16.26%입니다.
39.7배의 불균형입니다.
빈 땅이 없는 동네라 새 아파트를 얻는 경로가 정비사업밖에 없습니다. 유일한 신규 물량이던 더샵 분당티에르원의 우선공급 경쟁률이 100.4대 1이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한성 매수는 청약을 대신한 '신축 확보 수단'에 가깝습니다.
거시 조건은 반대 방향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6년 7월 16일 2.50%에서 2.75%로 올랐습니다. 금리 인상 국면에서 나온 신고가라는 뜻이고, 이주비·분담금 대출을 함께 져야 하는 재건축 소유자에게 금리 상승은 이중 부담입니다.
그런데도 수지구 아파트값은 2025년 7.32%(수도권 평균 3.40%), 2026년 6.44%로 수도권 1위입니다. 2년 연속 최상단인데요. 11.6억은 개별 단지가 튄 값이 아니라 지역 전체가 밀어 올린 값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2026년 1분기 수지구 아파트 매매 1,662건 중 305건(18.4%)이 리모델링 추진 단지였고 9개월 연속 거래를 주도했습니다. 수지 상승장의 주인공은 리모델링이었고, 한성 같은 재건축 단지의 11.6억은 그 흐름의 후발 확산으로 읽는 게 맞습니다.
■ 살아본 사람들의 말과, 이 값을 의심할 지점
먼저 현장 이야기입니다.
KB부동산 이 단지 커뮤니티에는 "재건축이 기대된다"는 긍정과 함께 "노후화 및 주차공간 협소", "녹물" 같은 부정이 나란히 올라와 있습니다. 호갱노노 쪽에서도 지하주차장이 좁고 연식이 오래돼 수리할 곳이 많다는 취지의 후기가 확인됩니다. 다만 "역세권 등 메리트"는 양쪽에서 공통적으로 인정됩니다. 월평균 관리비는 약 20만원으로 표기됩니다.
인상적인 건 2024년 KB부동산 커뮤니티의 '한성 재건축 속도전' 글입니다. 신분당선 도보 5분, 잘 형성된 학원가, 우수한 인프라를 장점으로 들면서도 "재건축을 추진하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잘 진행되길 바란다"고 적혀 있습니다.
추진 주체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조차 조건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용적률 209%와 대지지분 10.7평이 그 근거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지점이 이 거래에서 가장 마음에 걸립니다. 11.6억을 지불한 사람은 이 사실을 알고 샀거나, 모르고 샀거나 둘 중 하나니까요.
의심할 지점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비례율 76.73% — 사업성이 좋아서 하는 재건축이 아니라 노후 PC 구조라 해야 하는 재건축에 가깝습니다.
- 998세대는 확정이 아닙니다 — 확정안은 851세대·289.92%입니다. 11.6억에 360% 시나리오가 이미 들어가 있다면, 851세대로 굳을 때 되돌림이 생깁니다.
- 2.86억은 2024년 12월 추정치입니다 — 관리처분 때 재산정되고, 3억을 넘으면 총투입이 15억에 붙습니다.
- 2030년 준공 목표까지 최소 4년입니다 — 그 사이 이주비 대출 이자와 거주비가 별도로 나갑니다.
- 토지거래허가 2년 실거주와 이주 일정이 충돌할 수 있습니다 — 유권해석 미확인.
- 신탁 방식의 지위 승계가 조문상 명확하지 않습니다 — 지자체 확인 필요.
- 재초환이 존치되면 부담금이 더 붙습니다 — 2026년 매수자는 장기보유 감면 대상이 아닙니다.
- 전세가율 36.6% — 재건축 기대가 꺾이면 받쳐줄 바닥이 두껍지 않습니다.
반대로 기존 소유자 쪽은 그림이 다릅니다. 2019년 3.6억대에 산 사람이라면 평가차익이 8억원이고, 20년 장기보유 재초환 감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팔면 확정 수익, 남으면 분담금 리스크 — 선택의 구조 자체가 매수자와 정반대입니다.
세입자에게는 더 급합니다. 이 평형 전세는 4억~4억 2,500만원이지만 이주가 시작되면 재계약이 끊깁니다. 수지구 전세 매물은 이미 전년 대비 62.3% 줄어 291건입니다.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동시에 도는 동네의 구조적 부작용이고, 한성이 이주에 들어가면 이 압력이 한 겹 더 얹힙니다.
■ 종합 판단 — 이 값은 무엇을 사는 값인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1억 6,000만원은 1995년식 건물 값이 아닙니다. 수지구청역 500m 안이라는 땅의 위치, 문정중 학군, 그리고 사업시행자 지정까지 끝낸 수지2구역의 진도를 사는 값입니다. 전세가율 36.6%가 그 사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 실사용 가치는 3분의 1이고 나머지는 계획에 대한 값이니까요.
현금 흐름으로 보면 진입 문턱이 뚜렷합니다. 자기자금 6억 9,600만원에 대출 4억 6,400만원으로 들어간 뒤, 추정 분담금 2억 8,588만 9,000원이 뒤따라옵니다. 총 14억 4,600만원. 이 금액을 신축 59㎡ 하나로 환산하면 지금 수지 분양가(평당 5,000만원 수준)보다 위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거래는 미래의 수지 분양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간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그 전제가 유지되면 계산이 맞고, 흔들리면 4억 7,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먼저 흔들립니다.
계약 전 확인할 세 가지를 다시 적어 둡니다. 첫째, 분담금을 포함한 총투입액이 본인 자금 계획 안에 들어오는지. 둘째, 토지거래허가 2년 실거주 의무와 이주 일정을 지자체가 어떻게 해석하는지. 셋째, 신탁 방식에서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지에 대한 용인시의 공식 답변.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나머지 숫자는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31년차 774세대가 11.6억을 받은 이유는 결국 하나로 모입니다. 이 동네에서 새 아파트를 얻는 길이 정비사업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 가격은 그 사실을 먼저 반영하고, 조건은 나중에 확인되니까요.